상담 오시는 분들 중에 “저는 걱정 없어요. 집도 있고, 자산도 꽤 됩니다” 하고 말씀하시는 분들 있습니다.
그런데 통장 내역까지 같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숫자로는 분명 부자이신데, 매달 카드값 걱정하고, 병원비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돈이 없어서 가난한 게 아닙니다. 돈이 있는데도 스스로 괜찮다고 믿었던 몇 가지 착각 때문에 가난해지시는 겁니다. 오늘은 그 착각을 세 가지로 정리해드립니다.
[목차]
3위. 집은 있는데 현금이 없어도 괜찮다는 착각
집 한 채 있으면 어지간해서는 든든하다고 느끼십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은퇴 후 생활비는 총자산이 아니라 매달 실제로 쓸 수 있는 현금흐름으로 따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으면, 겉으로는 부유해 보여도 정작 매달 생활비를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체 자산의 78%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현금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장에 8억 원이 있어도, 숨만 쉬어도 매달 240만 원이 나가는데 정작 쓸 수 있는 돈은 생각보다 적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집이 아무리 비싸도, 그 집에 계속 살아야 하는 이상 집값 상승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거주 중인 집은 살아야 하므로 현금화가 어렵지만, 예·적금은 즉시 현금화가 가능해 생활비 완충 역할을 합니다. 투자용 부동산은 시세와 매도 시점에 따라 시간이 필요하고, 연금이나 보험은 해지 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조건부로 봐야 합니다. 집을 뺀 나머지 자산으로 몇 달을 버틸 수 있는지 지금 바로 계산해두셔야 합니다.
2위. 자녀에게 먼저 줘도 나는 괜찮다는 착각
자녀에게 목돈을 내주면서도 “나는 아직 여유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십니다. 당장은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숫자로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65세부터 80세까지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월 30만 원씩 10년이면 3,600만 원, 월 50만 원씩 10년이면 6,000만 원, 월 50만 원씩 15년이면 9,000만 원에 달합니다. 이 돈은 본래 70대 후반 이후 병원비와 돌봄비의 완충 자금이 될 수 있는 돈입니다. 문제는 지원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지금 여유 있다고 느끼시는 건, 아직 그 돈이 정말 필요한 순간을 안 만나보셨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지금 괜찮다는 느낌과, 10년 뒤에도 괜찮을 거라는 사실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병원비는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금 괜찮다고 넘긴 돈이 나중에 가장 아쉬운 돈이 될 수 있습니다.
1위. 지금 쓰는 돈은 앞으로도 계속 쓸 수 있다는 착각
의외로 가장 위험한 착각입니다. 지금 생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하십니다.
은퇴하고 처음 몇 년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퇴직금도 있고, 저축도 있으니까 예전처럼 써도 괜찮아 보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물가는 오르고, 병원 갈 일은 늘어나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하나씩 생깁니다. 처음에는 200만 원이면 충분했던 생활비가, 어느 순간 300만 원, 350만 원이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지출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자산이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겁니다.
경제수명은 은퇴연령에 준비자금을 연간 생활비로 나눈 값을 더해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은퇴연령이 60세, 준비자금이 3억 원, 월 생활비가 250만 원(연 3,000만 원)이라면 경제수명은 60에 3억을 3,000만으로 나눈 10을 더해 70세가 됩니다. 기대수명이 83세라면, 무려 13년간 생활비가 부족해지는 셈입니다. 지금 쓰는 만큼 계속 쓸 수 있을 거라 믿고 계획을 안 세워두시면, 정작 자산이 바닥나는 시점에 가서야 이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 여유 있다고 느끼시는 그 감각이, 몇 년 뒤에도 똑같이 유지될 거라고 믿는 게 가장 위험한 착각입니다.
지금 당장 하실 일
집을 뺀 나머지 자산으로 몇 달을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최근 1년간 자녀 계좌로 나간 돈을 다 더해서, 10년 치로 환산하면 얼마가 되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준비된 자금을 연간 생활비로 나눠서, 내 경제수명이 몇 살까지인지 직접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맺음말
정리하겠습니다. 자산의 78%가 부동산에 묶여 있으면, 겉보기와 달리 실제 쓸 수 있는 생활비는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월 30만 원씩 자녀에게 10년을 지원하면 3,600만 원인데, 이 돈이 목적지 없이 빠져나가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없을 수 있습니다. 경제수명을 계산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일찍 자산이 바닥날 수 있으니, 지금 직접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