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다들 반가워하십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몇 년 더 회사에 다닐 수 있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은행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이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정년이 늘어난다고 해서 형님의 노후가 무조건 편해지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정년연장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닌 이유를 세 가지로 짚어보겠습니다.
[목차]
3위. 임금체계가 함께 바뀝니다
정년을 늘리는 대신, 많은 기업들이 임금피크제를 함께 도입합니다. 일정 나이가 되면 임금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정년이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나도, 55세 이후부터 임금이 매년 10%씩 깎이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흔합니다.
겉으로는 5년 더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후반부 몇 년의 소득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정년이 늘어난다는 소식만 듣고 노후 소득 계획을 낙관적으로 다시 짜셨다면,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와 실제 감액 폭까지 함께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2위. 청년 채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년이 늘어나면 기존 직원들이 자리를 오래 지키게 되고, 그만큼 신규 채용 여력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총량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정년연장으로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신규채용 축소로 상쇄하려는 유인이 생깁니다.
이건 형님 세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형님의 자녀 세대가 취업 시장에서 마주할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년연장이 세대 간 일자리를 두고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1위. 정작 재취업 시장은 그대로입니다
정년이 늘어나는 건 지금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퇴직하신 분들, 혹은 정년 전에 밀려나신 분들에게는 정년연장이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재취업 시장은 그대로거나 더 좁아질 수 있습니다.
정년이 늘어난 만큼 기존 직장에 남아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자리에서 나온 사람들이 갈 수 있는 재취업 자리는 상대적으로 더 줄어드는 구조가 됩니다. 정년연장 소식이 반갑다고 해서, 은퇴 이후 소득 공백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시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
형님이 다니시는 회사에 정년연장이 적용된다면, 먼저 임금피크제가 함께 도입되는지, 도입된다면 몇 세부터 얼마나 감액되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년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퇴직 이후를 대비한 소득 계획은 별도로 세워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맺음말
정리하겠습니다. 정년연장은 임금피크제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 실제 소득은 생각보다 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청년 채용이 줄어들면서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미 퇴직한 사람들에게는 정년연장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재취업 대비는 별도로 하셔야 합니다. 형님, 정년연장 소식에 노후 계획을 다시 낙관적으로 짜고 계신 건 아니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