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직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서울의 한 대형 증권사 건물, 경비원 한 명 뽑는데 지원자가 170명이나 몰렸습니다. 그중엔 대기업 출신, 석사급 고학력자도 수두룩했습니다. 왜 이렇게 몰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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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관리직, 사무직이 더 어렵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었으니 재취업도 쉽겠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를 보면, 관리직과 사무직 출신일수록 재취업률이 평균보다 낮습니다. 반면 진입장벽이 낮은 서비스직은 오히려 재취업률이 더 높게 나타납니다. 연구진은 전문성이 강한 직업군은 재취업 진입장벽이 높아 극히 제한적인 분포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금융보험업 재취업 비중은 2.6%, 통신업은 0.4%에 불과합니다. 평생 몸담았던 업종으로 그대로 돌아갈 확률이 100명 중 3명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경비원과 청소 종사자 자리는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오히려 다른 직종 출신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그 일을 오래 해온 사람들의 재취업률까지 함께 떨어지는 역설적인 현상도 벌어집니다.
2위. 재취업해도 계약직, 임금은 반토막입니다
가까스로 재취업에 성공해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고용의 질 자체가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법정 정년이 끝난 직후인 60대 초반 재취업자의 절반 가까이가 기간제 계약직입니다. 계약직 비중은 50~54세 14.3%에서 60~64세 46.8%로 3배 넘게 뜁니다.
임금 하락은 더 가파릅니다. 50대 초반엔 456만 원 받던 사람이, 60대 중반이 되면 절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떨어집니다. 70세 넘으면 195만 원까지 내려가는데, 이건 50대 초반의 딱 절반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숙련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경력 연장형 일자리와 중장년층 전직 시장을 함께 키우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지금 재취업 시장은 경력을 이어가는 곳이 아니라 생계를 이어가는 곳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1위. 954만 명이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숫자입니다. 1964~1974년생, 이른바 2차 베이비붐 세대 954만 명이 차례로 정년퇴직 연령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 세대는 평생 한 직장에 머무르는 성향이 유독 강했습니다. 전체의 63.3%가 한 직장에서 장기간 근무한 안정형이었고, 평균 직업 수도 1.79개에 불과했습니다. 그만큼 특정 분야에 깊게 뿌리내린 경력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학력입니다. 이 세대의 대졸 이상 비율은 46.5%로, 1차 베이비붐 세대의 25.9%보다 20%포인트 넘게 높습니다. 역대 최고 학력의 세대가, 역대 최대 규모로, 동시에 재취업 시장에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60대 79만 9,242명이 구직 신청을 했는데, 이 중 3명 중 1명이 희망 직종으로 돌봄(16.8%)과 청소(15.5%)를 택했습니다. 원해서라기보다, 선택할 수 있는 자리가 그것뿐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경력도, 학력도, 나이도 지금 재취업 시장 앞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 셈입니다.
맺음말
정리하겠습니다. 관리직과 사무직 출신일수록 오히려 재취업이 어렵고, 성공해도 계약직 전환과 임금 반토막이 기다립니다. 여기에 954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한꺼번에 재취업 시장에 쏟아지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형님은 은퇴 후 재취업,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