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를 즐겁게 보내려면 취미는 빠질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요, 취미도 잘못 고르면 노후생활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노후에는 소득보다 지출과 중독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특히 은퇴 후에는 하루 시간이 늘어난 만큼, 취미에 쏟는 시간과 돈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쉽습니다. 오늘은 특히 조심해야 할 취미와 습관 세 가지를 데이터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3위. 돈 먹는 취미입니다
취미는 좋습니다. 그런데 생활이 휘청일 정도로 지출이 과하면 그건 더 이상 취미가 아닙니다. 돈 먹는 취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골프입니다.
시장조사 결과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82.7%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의 주말 평균 이용료는 29만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골프장 이용객 중에서는 50대가 46.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자주 이용하면 그린피, 캐디피, 장비값까지 더해져 월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 수도 있습니다. 취미 하나 때문에 매달 생활비 흐름이 휘청거린다면, 그건 취미가 아니라 지출입니다.
저도 은행 다닐 때 취미 비용 때문에 카드값 걱정하는 동료들을 여럿 봤습니다. 좋아하는 취미일수록, 매달 얼마까지 쓸지 미리 상한선을 정해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실제 카드 명세서를 한 달만 정리해보면, 생각보다 취미에 쓰는 돈이 많다는 걸 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위. 승부를 자극하는 취미입니다
하여간 그 놈의 승부욕이 어딜 가나 문제입니다. 이기려고 하는 취미는 정신도, 관계도 모두 망가뜨립니다.
대법원은 2008년, 핸디캡을 정하고 홀마다 돈을 걸며 26~32회에 걸쳐 내기 골프를 한 행위를 도박죄로 인정했습니다. 골프가 실력에 많이 좌우되는 경기라도, 매 홀의 결과를 확실히 예견할 수 없다면 우연성이 인정된다는 게 판단 이유였습니다.
도박죄가 인정되면 1,000만 원 이하 벌금, 상습적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소액 오락 수준은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반복성과 금액 등에 따라 도박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즉 친구끼리 재미로 시작한 내기라도 반복되고 금액이 커지면, 취미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저도 은행 다닐 때 동료들끼리 내기 골프, 내기 당구가 결국 서로 얼굴 붉히는 걸로 끝나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이기고 지는 데 집착하는 취미는 돈도, 관계도 같이 잃게 만듭니다.
1위. 중독성 취미입니다
다들 처음에는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뇌는 좀처럼 쉽게 말을 듣지 않습니다.
주식 단타, 코인, 도박. 처음에는 심심하니까, 소액이니까 괜찮아 하며 모두들 그렇게 시작하다 돈 잃고 건강 잃습니다.
국내 도박문제 유병자는 만 20세 이상 인구 약 4,260만 명 기준 227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는 연간 78조 원에 달하는데, 이는 음주나 흡연 문제보다 몇 배나 큰 수치입니다.
미국 정신의학회 DSM-5 기준으로는 9가지 항목 중 4가지 이상 해당하면 도박중독으로 진단합니다. 집착, 베팅 액수 증가, 그만두려 해도 안 되는 조절 실패, 손실을 만회하려는 추격 도박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은퇴 후에는, 이런 패턴에 빠지기 더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주식과 코인 투자 자체는 합법적인 경제활동이지만, 주식 단기매매나 가상자산 거래도 손실을 만회하려는 반복적 행동과 조절 실패가 나타난다면 도박과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결국 무엇을 하느냐보다, 그만두지 못하고 점점 더 큰 돈을 거는 패턴 자체가 위험 신호라는 뜻입니다. 형님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맺음말
취미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야지, 삶을 갉아먹으면 안 됩니다. 지금 하고 계신 취미, 돈, 승부, 중독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한 번쯤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