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한 자녀에게 매달 얼마를 줘야 적당한가요?

저는 아직 성년이 안 된 자녀가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막막합니다. 저 어린 녀석을 언제까지 먹이고 입혀야 할까 싶습니다.

자녀가 독립하면 지원도 끝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은행에 있을 때 이런 상담 참 많이 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곤 했습니다.

자녀는 이미 독립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부모는 마음속으로 지원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2024년 1960년대생과 1970년대생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이걸 정확히 보여줍니다. 1960년대생 부모 43%가 자녀를 지원하고 있고, 월평균 지원액은 88만 원입니다.

1970년대생 부모는 76%가 지원합니다. 부모 부양까지 함께 책임지는 비율이 25%에 달합니다. 자녀 지원에 부모 부양까지 겹치는 만큼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1970년대생은 57%가, 1960년대생은 46%가 부담된다고 답했습니다. 부모님 지원에 대한 부담감이 각각 48%, 33%인 것보다도 오히려 높은 수치입니다.

지원비 줄이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

고생 없이 강하게 클 수 없습니다. 지원비 줄이는 훈련, 지금부터 꼭 하시기 바랍니다.

막상 줄이려고 하면 죄책감부터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원 금액을 갑자기 끊는 것과, 미리 정한 계획에 따라 서서히 조정하는 것은 자녀가 받아들이는 충격 자체가 다릅니다. 지금부터 훈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일부 가정에서는 부모의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이 자녀의 경제적 자립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 지원에 기대는 생활이 익숙해지면, 정작 자녀 본인의 자립 능력이 자라날 기회를 늦게 얻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지원이 때로는 자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자녀의 성장 시점을 늦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것 세 가지

첫째, 지원 금액에 상한선을 정해두시기 바랍니다. 월 얼마까지만 지원한다는 기준을 미리 정해두면, 자녀가 더 요청해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기준이 없으면 매번 그 순간 감정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둘째, 지원 기간에도 끝을 정해두시기 바랍니다. “자녀가 취업할 때까지”처럼 막연한 기준보다 “앞으로 2년까지만”처럼 구체적인 시점을 정해두면, 부모도 자녀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이 지원금이 내 노후자금에서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월 88만 원이면 10년이면 1억 560만 원이 넘습니다. 이 숫자를 직접 계산해보시면, 왜 지금부터 조정이 필요한지 훨씬 선명하게 와닿으실 겁니다.

이 세 가지를 한 번에 다 적용하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음 지원할 때 딱 한 가지만 먼저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은 금액을 그대로 두더라도, 언제까지 지원할지 그 끝만 자녀와 한 번 이야기 나눠보는 것부터 시작하셔도 충분합니다. 작은 변화 하나가 쌓이면, 나중에 지원을 줄여야 하는 순간이 와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이 대화를 나눌 때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자녀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 급하게 요청하는 순간에는 이런 얘기를 꺼내기 어렵습니다. 평소 편안한 자리에서, 서두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는 편이 훨씬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미리 말해둔 기준이 있으면, 막상 그 시점이 왔을 때 죄책감 없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한 부모는 자산이 7억 원이나 있으면서도, 딸이 카카오톡으로 보낸 30만 원 용돈 송금 알림을 보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본인이 딸보다 형편이 훨씬 넉넉한데, 혹시 딸이 무리해서 보낸 건 아닐까 싶어 결국 받기 버튼을 누르지 않았습니다. 자녀를 지원하는 부모만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녀의 지원을 걱정하며 거절하는 부모도 있다는 겁니다.

독립은 물리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 두 가지가 따로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녀가 집을 나갔다고 지원까지 자동으로 끝나는 건 아닙니다. 그 지원을 언제까지, 얼마나 이어갈지는 부모가 직접 정해야 하는 몫입니다.

맺음말

정리하겠습니다. 자녀가 독립해도 1970년대생 부모의 76%가 여전히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원 금액과 기간에 미리 상한선을 정해두고, 그 지원이 노후자금에서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자녀와의 대화는 급할 때보다 평소 편안한 자리에서 나누시는 게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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