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은 형님이 30년 동안 시간과 에너지를 갈아넣어 받은 대가입니다. 그런 피같은 돈을 정말 한순간에 날리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중피해사기 피해액은 2021년 7,794억 원에서 2024년 1조 6,870억 원으로, 3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투자사기 피해자의 약 45%는 피해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퇴직 직후에는 목돈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투자 권유나 사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퇴직금이라는 돈 자체가 갖는 무게 때문에, 평소라면 안 넘어갈 제안도 흔들리기 쉬운 시기입니다. 오늘은 퇴직금 지키기 위해 꼭 해야 할 것 세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3위. 퇴직 직후에는 서두르지 마세요
무엇을 하시기에 그렇게 조급하게 퇴직금을 쓰시려 합니까. 그 돈은 누구의 사정도 봐주면 안 되는 형님 부부 노후가 걸린 마지막 보루입니다.
한 금융 전문가는 실전 투입 전 모의 매매를 거쳐 6개월에서 1년 이상 수익이 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우량주 장기 투자라고 해서 항상 수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서, 특정 종목에서 원금을 회복하는 데 5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활비가 필요한 은퇴자에게 이런 장기 대기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전략이라고 같은 전문가는 설명합니다. 같은 전문가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는 건 공부가 아니라 정보 소비라고도 조언합니다.
저도 은행에서 오래 근무하며 가장 많이 본 후회가 조급하게 투자했다는 말이었습니다. 퇴직 직후 1년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공부하고 검증하는 시간으로 쓰시는 게 맞습니다. 이 기간에는 퇴직금 전액을 한 군데 묶어두기보다, 예금자보호 한도 안에서 나눠서 안전한 상품에 먼저 넣어두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2위. 보증은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돈은 쓰면 없어집니다. 누가 써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 형제, 친구, 친척 예외 없습니다. 꼭 기억하실 거 하나, 그들은 형님의 노후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연대보증은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해 채무를 보증하는 계약으로, 민법과 상법에 규정된 제도입니다. 연대보증인에게는 단순보증인과 달리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인정되지 않아서,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 청구도 안 해보고 곧바로 연대보증인에게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제처에서도 형의 사업자금 대출에 연대보증을 섰다가 채무를 대신 부담하게 된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렇게 채무를 감당 못 하면 신용도 하락과 재산 압류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금은 평생 모은 유일한 자산인 경우가 많은데, 보증 한 번으로 이게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말 도와주고 싶으시다면, 보증이 아니라 감당 가능한 금액 안에서 직접 빌려주고 차용증을 받는 방식이 훨씬 안전합니다. 가족이나 친한 사이일수록 거절하기 어렵다는 거, 알지만 그래서 더 신중하셔야 합니다.
1위. 퇴직금은 버는 게 아니라 지키는 겁니다
화려한 수익률을 보면 착각에 빠집니다. 금방이라도 내 돈이 몇 배가 되어 이렇게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있을 거라 유혹합니다. 그러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원금 보존이 먼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다중피해사기 피해액이 3년 새 두 배 넘게 늘었고, 투자사기 피해자 약 45%는 피해금을 아예 못 돌려받습니다. 사기는 생각보다 천천히 시작됩니다. 무료 투자정보 제공 등을 미끼로 접근한 뒤 신뢰를 쌓고 목돈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원금 보장이라는 말과 고수익이라는 말이 같이 나오면, 일단 의심부터 해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은행 20년 차가 드리는 말씀입니다.
퇴직금은 다시 만들 수 없는 돈이지만, 잃는 건 한순간입니다. 수익률 높다는 말에 혹하기 전에, 원금을 지킬 수 있는 구조인지부터 먼저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형님, 퇴직금 지킬 자신 있으세요.
맺음말
퇴직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화려한 투자처를 찾는 게 아니라, 조급함과 인정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이번 주, 혹시 지금 검토 중인 투자나 부탁받은 보증이 있다면, 한 번 더 멈춰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